Dongwook Lee

Interview - Business Inside

Added on by Dongwook Lee.
1.JPG

정성구 기자 = 바비인형을 형상화해 인간들의 원초적인 이미지를 표현해온 사진작가 이동욱.

그는 시간대를 구분하기 어려운 공간의 구성 및 인위적으로 배치된 건물들과 바비인형과의

유기적이면서도 사실적인 조합을 통해 ‘삶과 죽음’, ‘빛과 어두움’, ‘안과 밖’ 같은 이분법적인 분

류가 아닌 그들 간의 유사성 및 근접성에 기인한 경계에서 의식과 무의식의 일치를 찾곤 한다

.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아 불가리아, 일본 등 해외 초청 전시회도 두루 거쳤다. 그의 참신

하고 독특한 작품세계를 들여다보고자 지난해 12월 3일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을

방문했다. 다음은 이 작가와 나눈 1문1답.  

- 사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는?

사실 학창시절 꿈은 영화감독이었다. 당시 영화감독이 되기 위한 제일 좋은 방법이 영화 아카데

미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판단했고 실기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친구와 함께 영화 촬영에 들어갔

다. 근데 촬영을 이어가다보니 작품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카데미에 문

의해보니 사진으로 실기 시험을 준비해야 된다는 말을 듣고 책을 사서 독학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풍경사진만 찍다가 찍은 사진을 들고 막연히 잡지사를 찾아갔는데 같이 일해보자는 제

의를 받고 처음으로 패션 사진을 찍게 됐다. 어떻게 보면 다른 작가들에 비해 운이 좋은 케이스

라고 볼 수 있다.  

- 상업 사진작가로 오랫동안 활동하다 언젠가부터 사회적인 이야기를 작품에 풀어내기 시작했

다.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상업적인 사진작업을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대중들의 반응을 먹고 살아왔다. 그런데 문득 사

진작가로서 나만의 뭔가 다른 면을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다. 사진작가로 살아가는 이

시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이 뭘까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사진 전시를 통해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부터 사회 이면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소

재로 삼기 시작했다. 작품에 대한 반응이 좋아 국내외를 돌며 여러 차례 전시회를 열었고 인간

을 소재로 한 다양한 이야기를 다뤄왔다. 작품 속에서 태초에 처음 인간이 탄생했을 때의 원초

적인 모습과 문명에 적응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대비시켜가며 표현하고 싶었다.

- 최근엔 바비인형을 소재로 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바비인형을 소재로 선택한 이유는?

벨기에를 여행할 때였다. 그때 다양한 바비인형을 접하면서 인형이라는 피사체가 보는 사람에

따라 감정이 투영될 수 있다는 확신을 받았고, 인간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소재가 되지 않을까

판단했다. 더군다나 바비인형을 작품의 소재로 삼기위해 조사를 하던 중 인형이 탄생하게 된 새

로운 비화도 알게 됐다. 바비인형은 본래 백인 포르노 배우의 모티브를 통해 만들어졌다. 이후

비정상적인 몸매로 인해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들을 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열광

했다. 특히 바비인형이 단순히 사람을 닮은 인형임에도 불구하고 흑인 바비인형이 탄생하기에

는 많은 논란과 시간이 소요됐고 이 과정에서 사회적인 인권문제가 아직도 존재하고 있음을 알

게 됐다. 이 때문에 정치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적합한 소재라고 생각했고 보는 이들

에게도 다가가기 용이한 소재라고 판단했다.

-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 싶은 모토가 있다면?

여러 소재로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해왔지만 결국 모든 작품들이 인간에 대한 성찰을 모토로 귀결

된다. 작품을 접한 이들이 우리가 추구하는 삶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한번쯤 품어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를 들어 세계 일류 기업인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해도 꼭 성공한 삶이

아닐 수 있다. 사회에는 각자의 영역이 있고 이들 고유의 영역이 조화롭게 결합돼야 사회가 유

기적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 사진작가만의 매력을 꼽자면?

사진이라는 장르가 갖는 유연성이다. 사진은 많은 장르를 다뤄야 하기 때문에 사진작가도 다양

한 영역에 관심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다방면의 지식을 갖추고 있으면 작품 활동을 하는데 있

어도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림 그리는 사람들은 그림에 처음 접근할 때 깊숙한 화병 같은 지식을

쌓고 사진을 처음 접하는 이들은 넓은 쟁반 같은 지식을 쌓는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만큼 다양

한 매개체를 통해 다양한 장르를 접할 수 있는 게 사진작가만의 장점이다. 예를 들어 영화가 여

러 장의 사진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처럼 영화에도 참여할 수 있고 패션디자이너, 설치 미술 작

가들과의 협업작업도 가능하다. 한 마디로 자신이 원하는 매개체들을 혼합해 얼마든지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사진작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조언하자면?

우선 사진이 좋아서 하는 것인지 단지 사진작가가 되고 싶어서 사진을 시작하는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사진을 즐기는 이들은 사진작가를 꿈꾸는 것이 맞는 방향설정이지

만 사진작가를 희망하는 이들은 우선 마음을 비우고 사고의 폭을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

작가만 되려고 노력하다보면 근본적으로 사진작가가 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기 마련이기 때

문이다. 뿐만 아니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단지 꿈을 실현하기 위해 달리는 이들은 즐기는 이들

을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 사진기자, 디자이너, 사진전시 기획·디스플레이 전문가 등 사진과 관

련된 직업은 얼마든지 많다. 본인이 자신을 객관화시키고 어느 영역에 재능이 있는지 발견해 나

가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영역에 대한 관심을 갖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